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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공장이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엔지니어’ - EVA공장 오정환 대리

석유화학공장이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엔지니어’

 

한화토탈 블로그가 새롭게 연재하는 ‘Career 돋보기’! 석유화학회사, 뭘 만드는지도 대답하기 쉽지 않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는 더더욱 궁금하셨죠? 직원들이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직접 전하는 ‘한화토탈人, 우린 이런 일해요!’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석유화학회사의 꽃, 엔지니어로 근무 중인 EVA공장 오정환 대리입니다!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화토탈 EVA공장에서 근무하는 오정환 대리입니다. 제가 맡은 직무는 Process Engineer 입니다. 2012년 1월 한화토탈에 입사해 LDPE공장에서 ‘13년 7월까지 근무하였고 신규 건설된 EVA공장으로 부서 이동을 하여 현재까지 근무 하고 있습니다.

 

Q. EVA공장에서 근무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석유화학 용어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EVA공장에 대한 소개도 같이 부탁드릴께요.

 

한화토탈의 EVA공장은 연간 23만톤 규모의 EVA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 2014년 2월 상업가동을 시작했습니다. EVA는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thylene Vinyl Acetate)의 약자로 운동화 밑창, 포장비닐 등과 같은 범용 제품부터 태양광 Panel에 들어가는 Sheet와 같은 고부가 제품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수지제품입니다. 특히 한화토탈이 생산하는 태양광용 EVA 제품은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이죠.

 

수지 제품이란 단어도 생소 하실 텐데요. Ethylene, Propylene, Vinyl acetate 등의 원료(Monomer)를 중합(Polymerization)하여 만들어진 제품을 수지(Polymer)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지 제품은 Film, Sheet, Foam 등으로 가공이 가능하며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Q. 석유화학공장의 엔지니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단번에 떠오르진 않는데요. ^^; EVA공장 엔지니어로써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해주시면 보다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아침에 출근한 뒤 일간회의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공장장과 포맨, 엔지니어들이 모두 참석하는 일간회의는 하루 동안의 생산현황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주로 다루는 내용은 원단위 (원료, 에너지), 생산 공정/설비 특이사항, 생산성이며 일간 단위로 체크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산된 제품의 품질 관리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품질관리팀과 협조하여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VA의 주요 품질 분석 항목은 VAC(VA Content), MFI(Melt Flow Index), F/E(Fish Eye), B/S(Black Spot) 등이 있습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규격(Specification)에 맞추기 위해 여러 운전 조건(중합온도, 압력)을 검토 및 조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EVA공장은 올해 9월 증설(Revamping)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약 20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EVA 공정 및 Interlock Logic 과 관련된 사항들을 검토하고 수정 및 반영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EVA공장의 운전지시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VA공장은 기존 제품에서 다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Grade Change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때 공정 운전조건(온도, 압력 등)이 달라지게 되며 다른 운전조건으로 운전하기 위한 운전지시서의 작성이 필요합니다. 운전지시서의 내용은 Grade별 운전 온도/압력에 대한 사항, 현장 설비 쪽 운전 관련 내용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작성한 운전지시서는 최종 공장장님 승인 후 포맨에게 전달되어 실제 운전에 반영됩니다.

 

 

 

 

 

 

 

 

Q. 이 밖에 엔지니어로써 중요한 업무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맡고 있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공정 개선 업무입니다. 공정 또는 설비 개선을 위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그에 따른 유형/무형 효과를 산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정 개선의 효과는 원료 Loss 절감, 에너지 사용량 절감, 환경안전 측면 개선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한화토탈에는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개선/혁신 활동으로 TOP 활동이 있습니다.

 

* TOP 활동: Total Operational Performance의 약자로 1975년 글로벌 컨설팅社인 맥킨지가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전 세계 2500여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운영혁신 프로그램이다.

 

Q. NCC공장, 방향족공장 등 한화토탈에는 총 18개의 단위공장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EVA공장 엔지니어로써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EVA공장의 제품은 물성이 다양하고 규격에 민감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Sheet 나 Film 용도의 EVA의 경우 Fish Eye에 민감합니다. Fish Eye 개수가 많은 EVA 사용시 제품의 물성이 저하되게 되며 고객의 컴플레인으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EVA공장에서는 제품의 품질 유지 및 개선을 위해 운전조건 검토 및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은 생산공장 외 영업부서, 연구소, 생산기획팀과도 연관되어 있으므로 타부서와 수시로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새로운 제품 생산 시, 운전조건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조건을 새롭게 검토하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물성을 예측하는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사원으로 입사해 주임을 거쳐 현재 대리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직급이 점차 높아질수록 엔지니어로써의 업무 반경이 어떻게 변하게 되나요?

 

엔지니어도 다른 직군과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회사의 의사결정을 가이드하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반면 이에 따른 책임감 또한 함께 커지게 되죠.

 

신입사원 때에는 부서장께서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업무 적응에 도움이 될만한 업무를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루빨리 일을 손에 익힐 수 있도록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주임 시절엔 교대조에 투입되어 공장운전업무를 담당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직접 운전을 담당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죠. 공장에 트러블이 발생했을 땐 정상 가동이 될 때까지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리 직급에서는 각종 회의체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또 몇몇 의견은 실제 공장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책임감도 함께 커져서 사소한 실수가 공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죠.

 

Q. 석유화학공장엔 화공계열 이외의 전공을 공부한 엔지니어들도 많습니다. 업무에서 화공계열이 아닌 엔지니어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한화토탈은 18개의 단위생산공장이 있고, 정비팀, 전기팀, 계장팀, 장치검사팀 등 다양한 분야의 엔지니어들이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화공계열 전공자들간 차이점이 있다기 보단 오히려 상호보완적인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기계나 전기 계통을 전공한 직원들은 석유화학사에서 근무하면서 석유화학공장의 기계·전기 전문가가 되는 식이죠. 화공계열을 전공한 엔지니어들도 담당하는 공장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계, 전기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근무하면서 본인 지식의 스펙트럼이 점차 넓어진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저는 엔지니어의 존재 이유는 바로 ‘개선활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매일 똑같이 가동되는 공장일지라 하더라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분석하다 보면 분명히 개선점을 발견하게 되고 회사의 이익 증가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엔지니어는 꼼꼼한 성격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석유화학공장에서는 소수점 이하 차이에도 공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꼼꼼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석유화학공장은 예상하지 못한 비상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갑자기 공장이 멈추는 비상정지(Emergency Shut Down)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한시라도 빨리 원인을 찾아내서 공장가동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상화까지 시간이 많이 지연될 경우 야근이나 밤샘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때를 잘 버틸 수 있는 체력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석유화학사의 엔지니어는 각종 컨퍼런스나 교육, 동종사 벤치마킹 등에 참가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중에는 외국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도 많고 동종업체나 관계사들의 외국인 직원들도 많은데요. 이들과 업무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영어 구사능력도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석유화학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려요.

 

학부시절 화학공학의 기초가 되는 과목들은 특히 열심히 공부해서 기본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화공양론을 통해 Mass Balance, Heat Balance 등을 이해하여 공정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위조작은 여러 화공 기초 이론들을 학습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열전달은 열교환기 실무를 진행할 때 필요한 과목입니다. 이외에도 열역학, 물리화학, 반응공학과 같은 기초과목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과목들을 통해 기본기를 갖추면 나머지 응용지식은 회사에서 실무를 통해 충분히 터득할 수 있습니다. 즉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죠.

 

회사생활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인턴도 추천합니다. 저는 입사하기 전 인턴 근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인턴기간을 통해 뭔가를 새롭게 배운다기 보다는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또 조직에 속한 개개인은 어떻게 상호 소통하면서 일을 하는지 등 회사라는 조직이 갖고 있는 특성과 문화를 경험했던 것이 실제 회사에 입사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석유화학회사의 입사를 준비 중인 화공계열 전공자라면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대표적인 제품은 무엇이며, Capacity는 얼마나 되는지, 최근 그 회사에서 진행한 투자 혹은 증설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를 미리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단위생산공장의 공정 특성 및 생산하고 있는 제품군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면접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회사에 대한 상세한 사전 스터디를 준비하여 면접에 임한다면 면접관님들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