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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과라면 석유화학社에서 꼭 한 번 일해봐야죠! - 에너지연구팀 이현정 수석연구원

화공과라면 석유화학社에서 꼭 한 번 일해봐야죠!

 

한화토탈 블로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코너, ‘HTC인 심층인터뷰’!  한화토탈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들이 들려주는 ‘본인 만의 직장생활 노하우’, ‘미래의 후배님들에게 전하는 애정어린 조언’. 첫 번째 타자는 한화토탈 연구소 에너지연구팀의 이현정 수석연구원님입니다!

 

 

 

 

 

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화토탈 연구소의 에너지연구팀에서 근무하는 이현정 수석연구원입니다. 한화토탈 블로그를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Q. 현재 연구소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지난 2014년 완공한 CFU공장(Condensate Fractionation Unit)의 공정 시뮬레이션과 CFU공장에 사용되는 원료 검증 및 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지은 공장인 만큼 조기 안정화와 생산효율성 증대 등을 위해 공정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구요. 초경질 원유로도 불리는 컨덴세이트의 생산지별 특성을 파악하여 우리 회사의 CFU공장의 도입여부 검증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등유, 선박유 등 한화토탈이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에너지제품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Q. 한화토탈이 첫 번째 직장이신가요?

 

한화토탈은 제게 세 번째 직장인데요. 2003년 석사과정을 마치고 2006년까지 모 건설사 해외플랜트사업부에서 첫 번째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 담당했던 중동지역 원유생산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는 지금 한화토탈을 근무하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한화토탈도 중동지역에서 다양한 원료를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첫 번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학업과 연구에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2006년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2011년 박사과정을 마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하여 석탄화학사업기획부서에서 근무하다 2013년 10월 한화토탈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사업기획을 담당하면서 새롭게 배울 수 있었던 것도 많았지만 연구 자체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던 찰나 한화토탈과 인연이 닿을 수 있었어요.

 

석탄화학사업기획부서에는 석탄을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비즈니즈 모델을 발굴했는데 한화토탈은 비록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료를 분리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 원리는 똑같기 때문에 이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입사하시기 전까지 꽤 오랜 기간을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셨는데요. 석, 박사 시절 연구하셨던 분야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제일 좋아했던 과목으로 항상 화학을 꼽았었는데요. 이를 인연으로 화학공학과에 진학하여 우리나라에서 학부 및 석사를 공부한 뒤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했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담임교수님의 연구 분야였던 수지분야 고분자 합성에 대해 배우다가 석사는 액상 분리 공정을 연구하는 랩에서 공부했습니다. 합성 중합도 흥미로운 분야였지만 제겐 분리 공정이 뭔가 더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분야라고 와닿아서 석사시절의 연구 방향을 정한 것 같아요. 특히 당시 많은 분들이 가스 분리 공정을 연구했는데 저는 액상 분리 공정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액상 분리 공정 중에서도 디젤 탈황공정을 주로 연구했는데 쉽게 말씀드리면 디젤에 있는 황성분을 흡착공정으로 제거하는 등의 공정을 연구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사는 영국 University of Manchester에서 Fischer-Tropsch 공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Fischer-Tropsh란 석탄에서 gasification 을 거쳐 syngas를 생산하고, 이 syngas로 촉매반응을 거쳐 경유, 휘발유와 같은 에너지제품을 만드는 공정인데요. 1925년 세계 2차 대전 당시 차량, 탱크, 비행기 등에 필요한 연료유를 생산하고자 독일에서 처음 개발에 성공한 합성석유 생산공정으로, 공정 명칭은 당시 개발을 주도했던 과학자 Fischer와 Tropsh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당시 연료 소비의 90%를 이 공정에서 생산되는 합성석유로 충당했으나, 중동 오일이 발견되면서 가동 중단되었다가 1950년대에 인종차별 정책인 석유금수조치로 인해 남아공(Sasol社)이 독자적으로 이 공정을 상용화하여 현재까지 가동되고 있는 공정입니다.

 

Q. 박사과정을 영국에서 공부하셨는데, 유학시절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영국에서 4년동안 공부했는데요. 제가 공부했던 Univ of Manchester는 2004년 Victoria University of Victoria와 UMIST(University of Manchester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합병되어 출범한 대학교로 공대와 Business School이 잘 알려져 있으며, John Rylands University Library는 영국의 3대 도서관으로 꼽힙니다. 또한 원자 핵분열 실험을 세계 최초로 실시하였고 “The Baby”라고 하는 현대적 개념의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만든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업적들로 198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John Polanyi, 1993년 Michael Smith 등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습니다. 또한, 경제학에 이른바 한계혁명을 가져온 한계학파의 W.S. Jevons가 자신의 학설을 펼치던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Manchester는 다들 귀에 익으실거구요. ^^; 영국을 대표하는 축구 구단인 Manchester United의 고향입니다. 제가 유학 당시 박지성 선수가 맨유 선수로 활약하고 있을 때여서 경기를 자주 관람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혼자서 먼 타지에서 공부하고 또 생활해야 한다는 것과 가족의 그리움 이었던 거 같아요. 가족의 그리움은 매일 전화통화로 달래고, 여유가 생기는 틈틈이 여러 지역과 나라를 여행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외국에서 공부한 많은 이들이 비슷한 충고를 하겠지만 공부만 하기 보다는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외국에서 견문을 넓히다 보면 스스로 생각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고 나중에 본인의 캐리어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거든요.

 

Q.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진로 방향은 어떤가요?

 

저는 고등학교 학창시절부터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화학이었어요. 그래서 원래는 좀 더 학문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화학과에 진학하려고 했는데 정유 플랜트 견학을 접한 이후, 공대 진학을 결심하였습니다.

함께 공부했던 선배나 동료들을 보면 아카데미(학교)나 일반 기업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것 같지는 않아요. 각자가 어떤 분야를 더욱 선호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뿐이죠. 각각의 장단점도 분명히 존재하구요. 아카데미의 경우 본인이 꿈꾸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반면, 기업체의 경우 기술 개발 후 실제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실용적인 연구개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선택하게 됩니다.

 

 

 

Q. 지금까지 느낀 한화토탈은 어떤 회사인가요?

 

한화토탈, 특히 제가 근무하는 연구소는 가족적인 분위기예요. 이전에 경험했던 직장들과 비교해도 이 부분은 매우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연구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고 퇴근 이후에도 많은 분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과의 유대관계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느껴야 하는 불편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더 큰 메리트가 있다고 봅니다.

 

Q. 지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낯설거나 불편하진 않으세요?

 

한화토탈의 공장은 충청남도 대산에 위치해 있죠. 그래서 많은 직원들이 기숙사생활을 하게 됩니다. 물론 도시생활과 비교하면 좀 지루하고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전 서울에서 이전 직장을 다니면서 정말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느꼈는데 오히려 대산에 오니까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더라구요. 또 공장에서 근무하는 생활이 비교적 규칙적이다 보니까 퇴근 후 개인시간을 각종 취미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다닐 땐 주 중에 취미생활은 꿈도 못 꿨거든요. ^^

 

Q. 한화토탈에 연구원으로 입사하길 희망하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무엇보다 회사라는 새로운 조직에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연구원에 입사하려는 친구들은 대부분 연구실에서 오랜기간 생활한 친구들이 많을텐데요. 연구실 생활도 사회의 일부분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학교와 회사는 엄연히 조직문화가 다르거든요.

 

특히 회사는 전공분야와 직급이 다른 구성원들간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집단입니다. 학교에서 지식을 습득했다면, 회사는 학교에서 배운 그 지식을 바탕으로 주어진 업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나의 능력을 최대한 표출하면서 이에 따른 대가를 받는 곳이죠. 따라서 주어진 분야 및 업무에 있어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연구능력 배양을 중심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회사생활에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업무와 연구만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본인이 맡고 싶지 않았던 프로젝트에 투입되더라도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또한, 성실한 자세와 자기관리 능력이 우수하면 업무 수행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화학공학과를 전공한 친구들에게 조언을 드리자면, 화학공학도는 정통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기업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앞으로 본인의 캐리어를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화학공학과 관련된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결국 화학제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경험해볼 수 있는 메이커가 갖고 있는 장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