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는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거나 새로 개발한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 분석 방법을 활용합니다. 또한 완제품의 안전성을 증명하고,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화학 분석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화학 분석이 무엇이고, 실제 분석 화학자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물질을 분석하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01
화학 분석(Chemical Analysis)이란?
화학 분석(Chemical Analysis)이란 무엇일까요?
먼저 분석(分析)이란 “나누고 쪼갠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로서, 얽혀 있거나 복잡한 것을 풀어서 개별적인 요소나 성질로 나눈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하여 화학 분석이란 복잡한 물질의 화학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이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살펴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학 분석은 목적에 따라 정성 분석과 정량 분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정성 분석(Qualitative Analysis)은 물질의 구조나 구성 성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정량 분석(Quantitative Analysis)은 각 구성 성분의 양을 측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료에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정성 분석이라고 한다면, 알코올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은 정량 분석에 해당됩니다.
02
[Step 1] 질문과 토의 👉 [Step 2] 분석 방법 결정
그렇다면 화학 분석의 프로세스는 무엇일까요? 자, 여기에 미지(未知)의 분석물이 있습니다. 과연 분석 화학자들이 어떠한 과정으로 이 물질을 분석해 나가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TEP 1: 질문과 토의
물질의 어떠한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는지, 정성 분석이 필요한지, 정량 분석이 필요한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물질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질문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은 분석을 요청한 사람으로부터 상당 부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토의를 통해 불필요한 분석을 줄일 수 있고, 분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해(Interference) 요인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으므로, 많은 노력과 시간, 분석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STEP 2: 분석 방법의 결정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분석 방법을 결정합니다. 이미 검증되어 절차화된 분석법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문헌을 조사하여 적합한 분석법을 찾거나 직접 개발해야 합니다.
03
[Step 3] 샘플링 👉 [Step 4] 전처리
STEP 3: 샘플링(Sampling)
분석물로부터 대표성을 갖는 일부분을 채취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분석물이 균일한(Homogeneous) 조성을 갖는 경우에는 어떤 부위를 채취하더라도 그 물질을 대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석물이 불균일(Heterogeneous)하거나 혹은 시간에 따라 변질될 경우, 샘플링 과정은 다소 복잡해지고 시료가 분석물을 대표하지 않게 됩니다. 대표성이 없는 시료로써 얻은 분석 결과는 신뢰할 수 없게 되겠지요.
STEP 4: 전처리(Sample Preparation)
시료를 분석에 적합한 상태로 처리하는 과정입니다. 분석 방법에 따라 용해(Dissolution), 추출(Extraction), 분해(Decomposition), 여과(Filtration), 증발(Evaporation) 등의 방식을 이용해 오염이나 손실이 없는 균일한 용액으로 준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시료는 희석되기도 하고 농축되기도 하기 때문에 분석 후에는 배율을 보정해주어야 합니다.
한편 전처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저울, 부피 플라스크, 피펫 등은 주기적으로 검교정(Calibration)함으로써 측정 오차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X선 형광법(X-ray Fluorescence), 적외선 분광법(Infrared Spectroscopy) 등과 같이 시료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는 비파괴 분석 방법도 있습니다.
04
[Step 5] 분석/결과 도출 👉 [Step 6] 데이터의 기록/관리
STEP 5: 분석 및 결과의 도출
전처리하여 준비된 시료를 ‘STEP 2’에서 결정한 방법을 이용해 측정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가스크로마토그래프-불꽃이온화검출기(GC-FID)를 이용하여 용매에 녹아있는 ‘화합물 A’의 농도를 측정한다고 합시다.
먼저, ‘화합물 A’의 표준 용액(Standard Solution)을 농도별로 GC-FID에 도입하여 측정합니다. 각각의 농도를 x축에 두고, 이에 대응하는 검출 신호를 y축에 두어 교정 곡선(Calibration Curve)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시료를 측정하여 얻어진 ‘화합물 A’의 검출 신호를 교정 곡선의 방정식에 대입하면 그에 대응하는 농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화합물 A는 크로마토그램에서 선택적으로 분리된다고 가정) 결과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는 동일 시료를 반복 측정(Replicate)하여 분석의 정밀도(Precision)와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STEP 6: 데이터의 기록 및 관리
과거의 분석 결과가 향후에도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우선, 분석 데이터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제품의 품질 트렌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얻어진 동일한 시료의 분석 결과로부터 분석 장비의 안정성(Long-term Stability)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잘 정리된 데이터는 분석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최근 데이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실험실 정보관리시스템(Laborator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LIMS)’을 구축하여 활용하는 기업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상은 주로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화학 분석 과정을 소개한 것입니다. 참고로, 화학 공정에서 온라인(On-line) 분석 시스템을 통해 화학 분석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분석 화학자는 분석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분석법을 개발하며, 그 유효성을 검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분석 화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글: 한화토탈에너지스 분석연구팀 최주현 과장)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한화토탈에너지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Chemi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업’으로 보는 석유화학 이야기 (0) | 2022.08.09 |
---|---|
올여름, V·Ac·At·I·O·N은 화학과 함께! (0) | 2022.08.04 |
[월간 화학] 연금술과 근대화학Ⅲ(원소와 주기율표 이야기) (0) | 2022.07.21 |
차가워 너무나🎵 냉면 속 화학 (0) | 2022.07.12 |
‘환경’으로 보는 석유화학 이야기 (0) | 2022.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