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회용 종이컵, 편의점에서 쉽게 구하는 플라스틱 물병… 이 모든 일회용품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지만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새로운 발명 아이디어가 있다고 합니다. 탱글탱글한 모양새에 한입에 쏙 넣어 삼키는 ‘물 캡슐’, 오호(Ooho)를 소개합니다~
01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발명된 오호
오호(Ooho)는 영국 런던의 왕립예술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만든 발명품입니다. 이 학생들은 미국에서만 5분간 버려지는 페트병이 200만개가 넘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먹을 수 있는 물병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투명한 물방울 형태를 한 오호는 달걀 노른자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되었는데요. 분자요리에서 인공 캐비어를 만들 때 사용되는 구형화 기법(spherification) 을 발전시켜 공 모양의 얇은 막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오호는 투명한 막이 물을 감싸고 있는 형태로, 살짝 깨물어서 물을 마시고 남은 막은 뱉어내도 되고 입안에 통째로 넣어 먹어도 됩니다.
오호의 막은 생분해성 물질인 식용 해조류를 이용해 만들어 4~6주 후면 자연분해됩니다. 해초에서 추출한 알긴산나트륨과 첨가되는 젖산칼슘은 칼슘 강화제로 사용되고 있어 인체에도 무해합니다.
02
오호, 무슨 원리일까?
오호를 감싸고 있는 막은 어떤 원리로 유지가 되는 것일까요? 비밀은 바로 알긴산나트륨과 젖산칼슘의 결합에 있습니다.
알긴산나트륨은 알긴산과 나트륨이 결합한 화학물로 음전하인 알긴산(-OH)이 양이온인 나트륨(Na+)과 결합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전자쌍을 주며 결합하는 ‘배위 결합’*을 하게 되며 유연한 고분자 사슬의 구조로 변화하는데요. 이 고분자 사슬 구조는 주로 젤 형태의 물질에서 관찰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알긴산나트륨에 젖산 칼슘이 더해지면서 알긴산나트륨의 나트륨과 젖산 칼슘의 칼슘을 교환해 알긴산칼슘과 젖산나트륨으로 치환됩니다. 알긴산과 나트륨이 1:1로 결합하며 고분자 사슬 구조를 만들었다면, 알긴산과 칼슘은 1:2의 비율로 배위 결합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고분자 사슬의 유연성이 줄어들고 거대한 그물 구조를 형성하여 물을 가둘 수 있는 막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배위결합 : 한쪽 원자의 고립 전자쌍을 두 개의 원자가 공유함으로써 이루는 결합
03
집에서 도전하는 오호(Ooho) 만들기
어려운 화학식을 몰라도, 집에서 쉽게 오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과학실험을 통한 친환경 물주머니 만들기, 함께 해볼까요?
먼저 물 300ml에 젖산칼슘을 5g넣어 녹여줍니다. 그리고 다른 물 200ml에 알긴산나트륨을 12g넣어 녹여주죠. 아까 설명한 것처럼 알긴산나트륨은 유연한 고분자 사슬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물에 녹이면 젤 상태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알긴산나트륨을 녹인 물을 떠서 젖산칼슘 녹인 물에 넣으면 동그란 구의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이때, 넣는 즉시 모양이 완성되므로 빠르게, 한번에, 동그랗게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들어진 오호는 깨끗한 물로 살살 씻어주면 완성됩니다. 물 외에도 주스나 콜라처럼 액체류는 모두 오호로 만들 수 있답니다.
젖산칼슘과 알긴산나트륨이 낯설고 생소하시다구요? 요즘에는 ‘친환경 물주머니 만들기 DIY 키트’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단, 식용은 가능하지만 실험용으로 제작된 것이라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무엇보다도 해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나트륨 특유의 질감과 향이 상상했던 물과 달라 몹시 어색할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04
오호!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라~
오호는 기발한 아이디어와는 별개로 아직 널리 상용화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물을 감싸고 있는 막이 너무 얇아 터질 위험이 많기 때문에 유통에 제약이 있고 보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부 음료를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가두고 있는 것에 비해 외부 오염에 취약해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물병이 소비되는 스포츠 대회나 각종 축제 등의 행사에서는 오호를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마라토너들을 위해 구간마다 설치된 음료 종이컵이나 물병 대신 오호를 사용하거나 행사의 친환경적인 운영을 위해 오호를 나눠주며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런던국제마라톤 등 큰 스포츠 무대에서 플라스틱 물병 대신 오호를 나누어주면서 마라톤 쓰레기 절감에 기여하기도 했답니다.
탱글탱글 겉모습도 귀엽고 환경에도 이로운 오호는 지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이 되었는데요. 일회성에,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점은 함께 고민해봐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편리함과 이로움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맞추며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요. 친환경 아이디어는 더욱 보완해 발전시켜 나아가고, 현재 꼭 필요한 플라스틱은 라벨을 떼고 종류별로 분리해 분리배출하고, 기업은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노력한다면 지구도 사람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쉽게 지치는 한여름, 나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플라스틱 분리배출 모두 잊지 마세요!
▶ 폐플라스틱을 다시 원유로! 플라스틱 선순환 구조 만드는 열분해유란?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한화토탈에너지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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