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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로마의 황제, 옥타비아누스를 만든 화학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로마는 모든 사람, 문명, 문화의 중심이라는 뜻인데요. 판테온이나 콜로세움처럼 뛰어난 문화 예술은 물론, 수로를 만들고 상하수도를 나누는 등 도시계획 측면에서도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죠. 로마 제국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은 물론, 러시아, 이란·이라크와 같은 지역까지도 진출했는데요. 이 위대한 나라의 초대 황제인 옥타비아누스 (Octavianus)의 즉위에는 화학의 힘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01

옥타비아누스와 로마 제국의 시작

   

옥타비아누스가 로마 제국의 초기 황제가 되기 전 로마의 상황은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들로 넘쳐났는데요. 


당시 로마는 왕이 집권하는 왕정과, 원로회가 정치권력을 가진 공화정을 거쳐 3명의 개인이 통치하는 삼두정치 시대였습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집정관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와 정치인 ‘레피두스’, 그리고 장군 ‘안토니우스’가 권력을 나눠가지고 있었죠. 


레피두스가 정치계를 은퇴하고,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는 권력을 갖기 위해 대립을 하게 되는데요.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안토니우스가 애인이었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편에 서며 본격적인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쟁은 이집트의 패배로 끝이 났으며 이로 인해 옥타비아누스는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가 되었죠.

 

 

02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사실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의 대립은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연인으로 발전하며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의 여동생과 결혼한 상태였는데요.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에 넘어가 이혼을 하게 됩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기 위해 화학의 힘을 이용하는데요. 바로 ‘중화 반응’이라는 힘이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식사 자리에서 물잔에 커다란 진주 귀걸이를 넣고 단숨에 마셔버렸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대범한 행동은 안토니우스에게 강렬한 인식을 가져다 주었고,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반해 이집트의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 일화에 숨은 진실은, 클레오파트라가 진주를 넣은 물잔이 식초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입니다. 식초(2CH3COOH)는 아세트산을 함유하고 있어 신맛과 함께 산성을 띄고 있습니다. 반면 진주는 조개 체내에서 생성된 탄산칼슘(CaCO3)이 응고된 형태로 염기성이기 때문에 산성에 취약하죠. 진주가 식초와 만나면 중화 반응이 일어나며 아세트산칼슘과 물,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데요. 아세트산칼슘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잔 안에는 물처럼 보이는 액체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이 비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진주가 물에 녹았다고 착각을 할 수 있죠.

 

 

03

산성비에 부식되는 대리석

   

염기성인 진주가 산성의 식초에 녹은 것을 ‘중화 반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산성과 염기성이 만나면서 ph농도가 중성이 되는 중화 반응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석회암/대리석과 산성비죠.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나 대리석 조각상이 녹아 내려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색이 바랜 조각상은 모두 산성비에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대리석의 주성분이 탄산칼슘이기 때문에 산성비와 만나 중화반응으로 녹아 내린거죠.


우리나라의 경우 목재 건축물이 많지만, 유럽의 경우 석회암이 풍부해 석회암을 가지고 석조 건물을 짓거나 조각상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산성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고, 건축물이 녹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이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밀로의 비너스 상도 모두 석회암과 대리석으로 장식되고 조각되어 산성비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는 멋진 석조 건물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04

일상생활 속 중화 반응 

   

산성비에 부식되는 대리석을 제외하고도 일상 속에서 중화반응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집안일을 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중화반응을 활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구연산이나 식초를 사용한 설거지 입니다. 종종 주전자나 냄비를 사용하다 보면 표면에 하얗게 가루가 남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것은 물 속 석회질이 앙금처럼 남은 것으로, 산성 물질인 식초나 구연산으로 설거지를 하면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과도한 위산 때문에 쓰린 속을 염기성 물질이 포함된 제산제로 달래주는 것도 중화 반응에 속합니다. 생선의 비린내를 내는 염기성 물질에 산성인 레몬을 뿌려 냄새를 잡는 것도 중화 반응에 속하고요.


클레오파트라가 사용한 ‘중화 반응’이라는 화학 원리는 로마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사이를 멀게 했고, 그 결과로 옥타비아누스를 황제로 만들었습니다. 황제가 된 옥타비아누스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 로마의 평화)라고 불리는 태평성대를 이룩했고, 그가 만든 로마 제국은 오늘날 문화나 예술, 건축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은 화학 반응으로 시작된 큰 제국 로마, 화학의 힘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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