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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모기 가고, 빈대 온다? 빈대 잡는 화학

옛말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빈대는 해를 끼치는 성가신 존재지만 잡기가 까다로운 벌레인데요. 최근 기숙사나 고시원 등을 통해 빈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보통의 살충제로는 빈대를 죽일 수 없다는 것도 고민을 배가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요. 온 나라를 들썩이는 작은 곤충 ‘빈대’. 어떻게 해야 할까요?

 

 

01

빈대가 뭔대?

   

빈대는 모기처럼 포유류의 피를 빠는 흡혈 곤충인데요. 날이 추워지면 사라지는 모기와 달리 빈대는 겨울에도 따듯한 집 안에 숨어 들어서 사람들의 피를 빨며 살고 있습니다. 빈대는 납작하고 작다는 특징을 살려 벽 틈이나 침대 이음새 사이에 숨어 살기 때문에 평소에는 발견이 어려운데요. 밤이 되면 흡혈을 하는 해충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빈대가 피를 빨면서도 모기처럼 한 방을 찌르는 것이 아닌, 여러 방을 찔러 피부에 상처를 내고 반점과 물집이 생기게 하는 벌레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빈대에 물리면 약을 바르거나 병원을 방문해야 하죠. 다행히 한국의 빈대는 8-90년대 국가적 소독으로 인해 거의 사라졌지만, 유럽 등 해외에서는 ‘베드버그(bedbug)’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여행객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02

DDT, 빈대에는 YES 인체에는 NO!

  

1939년, 빈대를 죽일 수 있는 획기적인 살충제가 발명되어면서 인간은 비로소 빈대를 박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물질은 바로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 C14H9Cl5)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곤충이 많은 열대지방에서 전투가 많이 일어났는데, 이때 질병을 옮기는 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이 DDT가 사용기 시작했죠. 이후 말라리아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지중해 지역에서 사용된 DDT를 발명한 뮐러 박사는 노벨 생리의학상도 수여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DDT를 사용한 곳에서 암탉이 산란을 멈추는 등 가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내 인간에게 암 발생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임이 알려지며 DDT 살충제는 역사의 뒤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03

천연 살충제 피레트린과 피레스로이드

   

DDT사용이 금지되면서 새로운 살충제로 떠오른 물질은 ‘피레스로이드 (Pyrethroid)’인데요. ‘피레트린’이라는 성분을 모방해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입니다. 포유류는 이 피레트린 성분을 자연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지만 곤충은 이 기능이 없어 빈대 살충에 사용되었죠.


피레스로이드 계열의 살충제는 모기 퇴치에 많이 이용되는데요. 프탈트린(C23H26O3), 퍼메트린(C21H20Cl2O3), 알레트린(C19H26O3) 등의 물질은 모두 피레스로이드 계열로 피레트린을 모방한 인공 화합물로 모기향, 모기 스프레이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는 DDT와 마찬가지로 곤충의 신경을 마비시켜 살충을 하는 방식으로 DDT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이 피레스로이드 계열에 내성을 가진 빈대가 출몰하면서 새로운 살충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04

네오니코티노이드, 빈대를 잡을 새로운 살충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빈대를 잡기 위해 새롭게 떠오른 것이 바로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계열 살충제입니다. 1980년대 쉘 석유사가 개발을 시작하고 바이엘 기업이 완성해 낸 이 살충제는 이름처럼 니코틴 계열의 살충제인데요. 담뱃잎에 함유된 신경자극성분을 이용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빈대를 잡기 위해 이미다클로프리드, 디노테퓨란 등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의 사용을 조건부로 허가했는데요. 빈대가 내성을 갖지 않은 화학물질 살충제이기 때문에 사용을 허가했지만, 꿀벌 등 익충을 해칠 가능성도 제기되어 공기 중 분사하는 방식이 아닌 빈대 출몰 구간에 희석액을 바르는 식으로 사용하기를 권고했습니다.

 

 


오래전 사라졌다고 생각한 빈대는 오늘날 다시 우리 삶에 침투했습니다. 빈대와 팬데믹을 합쳐 ‘빈대믹’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고 하죠. 빈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올바른 살충제 사용도 중요하지만 세탁기와 건조기, 다리미 등 고온을 이용해 빈대를 죽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외출 후 옷이나 가방을 털어 외부로의 빈대 유입을 막는 것도 빈대를 멀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니, 여러분들도 올바른 빈대 퇴치 방법으로 빈대 없는 쾌적한 겨울 나시기를 바랍니다~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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