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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유가전쟁’으로 보는 석유화학 이야기

석유는 세계 경제를 돌리는 핵심 자원이지만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고 매장지역이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석유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정치·경제 문제로까지 확대되기도 하고, 산유국 간의 패권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반영한 유가는 매순간 등락을 반복하곤 하죠. 이러한 ‘유가 전쟁’은 국민 일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뉴스, 미디어에서 늘 등장하는 이슈입니다. 석유 가격의 변동성이 큰 만큼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유가가 중요한 이슈인데요. 오늘은 유가 전쟁을 주요 키워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01

중동권 산유국의 오일 패권을 과시한 #오일쇼크

   

 

‘석유파동’이라고도 불리는 ‘오일쇼크’는 국제 석유 가격 폭등으로 인해 전세계에 혼란이 야기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석유를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은 원자재인 석유를 기반으로 하기에 석유화학 산업에서의 오일쇼크는 재앙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규모의 오일쇼크는 역사상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습니다. 1차 오일쇼크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발발과 함께 석유 무기화 전략으로 산유국들이 석유를 감산하며 발생했습니다. OPEC 회원국들의 연이은 석유 감산으로 배럴당 14.5달러에서 55달러까지(현재 가치 환산 기준) 유가가 폭등하게 된 사건입니다.


2차 오일쇼크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발발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이슬람 혁명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으로 이란이 석유 생산량을 대폭 축소하는 가 하면, 이라크-이란 전쟁,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석유 가격은 끝없이 치솟게 됩니다.


특히 2차 오일쇼크 당시 석유화학 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었던 우리나라는 마이너스 성장, 30%의 물가상승률, 심각한 외채문제 등 극심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오일쇼크로  서방 선진국에 맞서는 중동권 국가들의 세계적 영향력이 가시화되었으며, 본격적인 유가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촉발점이 되었습니다. 

 

 

02

석유 시장에 큰 지각 변동을 가져온 #셰일혁명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전세계는 유가가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는데요. 2010년대에 들어 이러한 석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셰일 가스입니다. 


셰일 가스는 탄화수소가 풍부하며 입자 크기 0.005mm이하의 매우 작은 진흙이 뭉쳐 구성된 셰일층에서 생성되는 천연가스입니다. 천연가스보다 훨씬 깊은 곳에 존재하며,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퍼져 있어 수직시추가 아닌 수평시추를 통해서만 채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기술적인 제약이 많아 오랜 시간동안 채굴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수압파쇄법과 수평정시추와 같은 채굴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셰일가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석유 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조커 카드로 부상했습니다. 셰일가스의 매장량은 향후 60년간 사용가능한 막대한 양이고 셰일가스의 화학적 성분이 기존 가스와 유사해 석유화학연료나 난방연료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산 셰일 가스가 국제 시장을 공략했을 당시, 국제유가가 엄청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환경 문제 등의 이슈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이지만 여전히 셰일 가스는 유가 전쟁의 변수로 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입니다.  

 

 

03

국제 유가 폭락 야기한 #러시아 #사우디 석유 전쟁

   

 

미국의 셰일 혁명 이후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유가가 하락하자, 주요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이에 사우디는 유가를 종전 수준으로 돌려놓기 위해 다른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감산 합의를 시도합니다. 그러나 곧 러시아의 거부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맞불을 놓기로 한 사우디는 원유의 생산량을 크게 늘려 유가 하락을 유도했고, 러시아가 이에 응수하면서 전 세계적인 유가 폭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서로에게 손해가 되었던 유가 치킨게임*은 결국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통한 감산 합의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가 전쟁을 두고 미국의 셰일 가스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에너지 시장의 점유율과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었죠. 


*치킨게임: 어떤 문제를 놓고 어느 한 쪽이 이길 때까지 피해를 무릅쓰며 경쟁하는 게임. 두 명의 운전자가 서로 정면충돌하는 코스로 질주를 하여 먼저 피하는 쪽이 지는 방식의 게임에서 비롯된 용어.

 

 

04

석유공급 변수로 작용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중요 석유 운송로로 해상 석유 수송량의 30% 가량이 유통됩니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지만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변수가 있는데,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란과 미국의 갈등 상황입니다. 상당수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이란의 영해를 지나게 되는데, 미국과 정치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이 해협에서 주권을 행사해 봉쇄 조치를 취할 경우, 석유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가는 크게 출렁이고 석유화학을 비롯한 전 산업 분야는 거대한 충격을 받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란은 해협 인근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을 나포하려는 시도를 몇 차례 이어왔으며, 이러한 위협은 전 세계적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유가전쟁’을 키워드로 석유화학을 살펴보았습니다. 각 키워드만 알아두어도 석유 시장을 둘러싼 국제적인 패권 다툼과 석유 관련 뉴스가 쉽게 이해되실 거에요. 멀리 떨어진 산유국들의 소식이 우리들의 지갑 사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석유와 관련한 이슈를 관심있게 바라봐주세요!  


  

종합 케미칼 & 에너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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