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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LOG

돌턴이 몰랐던 알록달록한 세상

요즘 각종 유행어와 패러디를 탄생시키며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 겪은 학교 폭력에 대한 치밀한 응징을 그린 드라마 ‘더 글로리’인데요.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역)의 복수와 가해자들의 반격을 예고한 시즌2가 지난 10일 공개되었습니다.  


한편 극 중 전개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이 있는데요. 악역 박연진(임지연 역)의 오랜 친구인 전재준(박성훈 역)과 박연진의 딸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적록색맹’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에도, 자신의 눈에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세상이 보인다는 것을 알았던 화학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존 돌턴’입니다. 

 

 

01

위대한 화학자 돌턴의 신체 비밀

   

 

존 돌턴(John Dalton)’은 영국의 화학자입니다. 근대식 원자론을 처음 제창했고 화학식 표기법의 근거를 마련해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릴 만큼 화학사에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돌턴의 법칙’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돌턴의 원자론은 근대적이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최초의 원자 이론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물질이 원자라고 부르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했으며 화학 반응은 물질의 원자들이 자리를 옮겨 다른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몇 가지 가설은 틀린 부분도 있었지만, 현대 원자론의 초석을 다진 중요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턴의 법칙이란 기체의 혼합물에 가해진 압력은 각 기체의 부분 압력의 총합과 같다는 법칙인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A’ 라는 기체와 ‘B’ 라는 기체가 섞인 기체 혼합물 ‘C’의 압력이 3이라고 가정한다면, ‘A기체’와 ‘B기체’의 압력의 합 역시 3이라는 것입니다. 


이토록 큰 학문적 성과를 세웠던 돌턴은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할 수 없는 ‘적록색맹’이었다고 합니다. 십 수년전만 해도 이과 계열 진학 및 취업 시에 색각 이상이 있는 사람은 제한이 있었는데 화학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돌턴이 선천적인 색맹자였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죠. 


▶연금술에서 이어진 돌턴의 원자론이 궁금하다면?

 

[월간 화학] 연금술과 근대화학Ⅱ(원소와 원자 이야기)

[월간 화학] 연금술과 근대화학Ⅱ(원소와 원자 이야기) 과학쿠키 (과학 커뮤니케이터, ‘과학쿠키’ 유튜브 채널 운영자) ✒️’월간 화학’은 과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로 외부 필진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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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색맹이 생기는 원리와 종류

  

 

 

위 동그라미 안에 나타난 숫자들이 보이시나요? 순서대로 ‘73, 29, 54’가 잘 보이신다면 색 구분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눈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구분할 수 있는 걸까요? 

 


사람의 눈은 각막과 홍채, 망막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색맹이 됩니다. 망막에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라는 두 종류의 세포가 있는데요. 이 중 ‘원추세포’는 각기 다른 종류의 광색소를 가진 3종류로 분류됩니다. 적색, 녹색, 청색이죠. 이 세포들은 각기 다른 파장의 빛에 반응하여 우리에게 다양한 색상을 인식할 수 있게 합니다. 만일 이 중 한 세포라도 이상이 있다면,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등을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색맹은 3종류의 원추세포가 모두 없거나 한 종류 밖에 없을 때 ‘단색형 색각 이상’이  일어나며 이 경우 하나의 색과 빛 밖에 볼 수 없습니다. ‘2색형 색각 이상’은 하나의 원추세포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며 우리에게 가장 흔한 ‘적록색맹’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외에도 ‘비정상적 삼색시’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원추 세포가 적, 록, 청 외의 다른 범위의 파장에 반응해 특정 색을 약하게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색약’이 이 분류에 속합니다.   

 

 

03

색맹을 부르는 명칭? 돌터니즘!

   

돌턴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풀색으로 보이던 행진 군인의 군복을 보고 친구들이 화려한 빨간색이 멋지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또한 어머니께 선물한 회색 양말이 빨간색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이 색을 구분하는 것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게 되죠. 


이후 돌턴은 색맹의 원인에 대해서도 깊게 연구했습니다. 돌턴은 안구 속 푸른 액체가 빨간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자신이 빨간 색과 초록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그리고 색각 이상을 주제로 한 최초의 과학 논문을 발표하게 되죠. 그는 자신이 죽은 뒤 자신의 안구를 기증해 연구해달라고 유언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돌턴의 안구를 사후 분석한 학자들은 그의 가설이 틀렸음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색맹에 대한 돌턴의 연구를 기려 적록색맹을 ‘돌터니즘’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색맹은 X염색체로 유전되기 때문에 딸이 색맹이라면 아버지는 무조건 색맹일 수 밖에 없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이 친구 박연진의 딸 ‘하예솔'이 본인의 친딸임을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시즌1만큼 뜨거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더 글로리' 시즌2 를 감상하시면서, 극의 중요 요소인 색맹과 그런 색맹을 가졌던 ‘존 돌턴’의 삶을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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